‘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대한민국 헌법 1조 1항에 나와 있듯 민주주의는 우리 사회에서 가장 중요한 가치 중 하나이다. 그러나 “시민이 주인이다.” 라는 단순 추상적이고 당위적인 한 마디로는 민주주의를 설명하기도 이해하기도 어렵다. 민주주의 그 당위나 이상을 넘어 구체적 방법, 기술, 도구들은 어떻게 우리 삶에 사용할 수 있을까? 그 고민을 해결하고자 노력하고 있는 민주주의 활동가 조합 ‘빠띠’의 정승구 활도동가를 만나보았다.
'Democracy more' 디지털 민주주의 다양한 실험들
▲ 1인당 창당파티 빠띠에서 진행중인 1인당 창당파티ⓒ 정승구
“빠띠는 민주주의를 혁신하고 일상과 세상에 민주주의를 확산시킵니다.”
정승구씨는 빠띠를 이렇게 한 마디로 소개했다. 민주주의를 확산시키기 위한 빠띠의 사업은 다양하고 활발하다. 빠띠는 새로운 소통과 협업 방식을 제안하는 ‘민주주의 툴킷’과 디지털 민주주의 인프라를 구축하는 ‘민주주의 플랫폼’을 만들고, 이에 기반하여 팀, 커뮤니티, 캠페인, 공론장 등 다양한 영역에서 민주주의 실험과 협업을 하고 있다.
빠띠의 민주주의 플랫폼은 빠띠xyz, 빠띠 가브크래프트, 빠띠 타운홀, 그리고 데모스X가 나누어져 있다. 먼저 빠띠xyz(http://parti.xyz)는 조직, 회사, 마을, 커뮤니티 등의 그룹에서 민주적으로 소통하고 의제를 공유하고 공감하기 위한 플랫폼이다. 또 빠띠 가브크래프트(http://govcraft.org)는 시민들의 목소리를 모아서 의제를 이슈화시켜 해결하는 일상 정치 플랫폼이다. 빠띠 타운홀(http://townhall.kr)에서는 응원하기, 정책배틀, 투표하기 등의 모바일 기능을 활용해 실시간 토론을 운용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데모스X는 지자체 및 기관을 위한 오픈소스 시민참여 플랫폼이다. 이런 플랫폼 위에서 실제 다양한 의제가 공유되고 활성화되고 있다. 최근 대표적인 활동이 ‘일인당 프로젝트’(https://alone.parti.xyz)이다.
“서울시 관악구에서 ‘1인 가구의 권리와 삶의 질을 위한 커뮤니티 공간’을 만드는 모임‘일인당’이 빠띠xyz 플랫폼에서 활발히 진행되고 있어요. ‘원이슈 프로젝트 정당’이란 컨셉으로 시민 주도로 다양한 목소리를 모으고 법과 제도와 관련된 활동을 다양하게 전개하는 중입니다. 현재 약 60여명이 모여 일인당 창당파티도 열고, 당명과 강령도 만들었는데요. 플랫폼에서 공개적으로 진행하고 있어서 그 활동 자체가 아카이빙이 되고 있죠.”
다양한 이야기를 담는 공론장 ‘민주주의 서울’
▲ 민주주의 서울 빠띠에서 운영중인 민주주의 서울 플랫퐁을 한 시민이 사용하고 있다.ⓒ 빠띠
한편 빠띠는 서울시와 업무협약(MOU)를 맺고 ‘민주주의 서울’ (http://democracy.seoul.go.kr) 플랫폼을 운영 중이다. 민주주의 서울 플랫폼은 과거 시민들이 아이디어를 서울시에 제시하는 공모 방식이었던 ‘천만상상 오아시스’ 플랫폼에서 시민참여와 토론에 방점을 둔 플랫폼으로 개편했다. 이를 위해 빠띠는 댓글과 토론 등 기능을 개선하고, 공론장 컨셉의 플랫폼을 바꾼것이다. 민주주의 서울은 먼저 시민이 제안을 하고 50명이 넘으면 부서가 검토하고 500명이 넘으면 공론장 의제로 다루고 관련 부서가 답변을 한다. 5,000명이 넘으면 서울 시장 답변도 가능하다. 무엇보다 가장 큰 특징은 서울시-시민, 시민-시민 간의 쌍방향적 정책 제안과 토론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민주주의 서울 플랫폼이 잘 운영되기 위해서는 서울시의 참여도 중요해요. 그래서 민주주의 서울은 ‘서울시가 묻습니다’란 공론장을 만들어서 서울시가 시민들에게 정책을 미리 물어보고 검토 할 수 있게 했어요. 예를 들어 공공기관 화장실에 비상용 생리대를 놓으면 어떨지 시민들에게 정책적으로 물어보고 이를 검토하는 거죠. 실제 민주주의 서울에서 이 질문에 시민 92%가 찬성하고 의견을 남겼어요. 게다가 보완점도 나왔죠. 공공기관은 접근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비상용 생리대 배치는 접근성이 좋은 곳에 필요하다는 의견 같은 거요. 민주주의 서울 플랫폼은 로그인을 해서 한 명, 한 명이 의견을 남기는 방식이라서 의미있는 힘이 모이는 것 같아요. 그 힘을 받은 서울시 각 부서가 사업계획과 추진을 해나갈 수 있구요.”
일상의 민주주의, 이렇게 사용하세요.
▲ 빠띠 민주주의 툴킷 빠띠에서 만든 민주주의 툴킷 안내서ⓒ 빠띠
빠띠는 그동안 여러 시민, 단체, 기관 등과 함께 다양한 민주주의 실험을 해왔고 이러한 실험들을 모두가 사용할 수 있는 안내서로 만들어 무료로 공개하고 있다. 이것이 ‘빠띠 민주주의 툴킷’이다. 현재까지 공개된 툴킷은 2가지이다. ‘시민이 원하는 법안을 시민 스스로 만드는 ’시민 입법 프로젝트 툴킷‘과 총 6가지 공론장 행사 방식을 담은 ’참여형 시민토론 툴킷‘이다. 올해 상반기엔 조직 내 민주적 커뮤니케이션, 시민주도 캠페인, 이슈 커뮤니티 등 더 많은 툴킷이 공개될 예정이다. 현재 툴킷은 빠띠 홈페이지 http://partiunion.org 에서 볼 수 있다.
“빠띠는 시민 한 사람, 한 사람이 민주주의를 위해 무언가 할 때 자신에게 필요한 필요한 방법, 도구, 기술을 찾을 수 있도록 계속 정리하고 있어요. 무엇보다 모든 것을 오픈소스로 공개하고 있고요. 처음부터 완벽하게 하자는 게 아니에요. 여러 단체와 기관들과 함께 다양한 실험들을 하면서 버전 1.0을 만들고 2.0으로 업데이트해 가면서 함께 풀어갈 질문을 던지고자 해요. 늘 열려있어요. 함께 만들어갈 사람들은 언제든지 환영해요.